오늘은 출국일이다. 지난주까지는 실감이 크지 않더니 이제는 걱정과 기대가 너나 할것없이 달려든다. 인천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 공항까지 6시간 반. 지방러인 나는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4시간 반. 지방에 사는 나는 서럽다. 출발 전 부모님께 안부를 건넨다. 이제 해외에서 전화를 못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큰일이라도 하러 가는 사람처럼 평소엔 하지도 않던 전화로 출국보고를 한다. "가서 건강 챙기고, 하느님이 보호해주시기를 바랄게" 어느 하늘 아래에서든 부모님 자식인 걸 새삼 깨달으며 어느 하늘 아래 있는 것이 뭐가 중요하다고 다른 하늘을 찾아 가는 걸까. 온갖 생각들이 섞이지만, 기대로 덮어둔다. 아무 생각하지 말아야지. 밤새 달리고 날아갈 그곳. 쿠알라룸푸르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