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담원을 가게 되었다.
겨우 포장만 되어있는 도로를 굽이굽이 지나, 맞은편에서 차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가다보면
어느새 산길이 나온다
여기가 맞아? 하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이런 광경!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울긋불긋함에 설레기 시작한다.
주차장이랄것도 없는 공터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면 카페라기에도 슈퍼마켓이라기에도 애매한 매점이 나온다.
매점에서 간단한 마실것과 주전부리를 사고 소담원 안으로 들어가보면
여기저기 사장님의 손길이 묻어있는 공간들이 나온다. 그리고 사장님의 작업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오늘은 용접을 하고 계셨다.
사장님과 살가운 대화를 나눈 건 아니지만,
왠지 이 공간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손주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폭신폭신한 바닥의 잔디들,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들, 중간중간 준비되어 있는 어린이들의 탈것들.
사진엔 잘 담기지 않았지만 왼쪽의 기둥들 사이에서는 물이 떨어진다.
한여름에 오면 아이들 전용 워터파크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제일 주고 싶은건 푸른 하늘이 아닐까.
짝꿍과 커피 한잔씩 시켜 창밖의 높은 하늘, 넓은 산을 바라본다.
여기에 작은 책 한권이면 더 바랄 것이 없겠는데...
이 카페에 왔던 건 코로나 시절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은 우리도 부담되고 넓은 공간이 있는 곳으로 가자! 해서 찾게 된 곳이다.
이 산 속 카페를 어찌들 알고 찾아오는지는 모르겠으나, 나같은 사람이 꽤 있나보다.
이 카페의 진짜 묘미는 커피 한잔 하기 전 혹은 하고 나서 산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단한 등산까진 아니지만 훌륭한 산책 코스이며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겨울에는 뜨끈한 땀방울을 얻을 수 있는 코스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을 향하면서도 편리함은 놓지 못하고 있는 걸 보니 나는 아직 애인가보다.
그래도 이번 주말도 잘 보냈다!